아이를 존중하면서 적절히 통제하고 적절히 좌절감을 주는 것. 권위를 가지면서도 비밀을 공유하고 싶은 다정한 엄마가 되는 것.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이를 위한 내공쌓기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책이다. 

 

나는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아이를 하나의 사람으로써 존중하고, 아이도 엄마를 인간으로써 존중하면서 그렇게 둘이 만들어낸 틀 속에서 서로 신뢰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덧붙여서, 사회적 맥락에 따라 나의 양육 현실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맥락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아이가 재능이 있고 뛰어났으면 하는 바램에 지나치게 파묻혀서, 경쟁과 파벌을 조장하는 사회악의 근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머릿속의 이상향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양과 결심, 결단과 행동력이 필요하다. 커피 우유를 끊을 때처럼 말이다.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들.

기억하자. 앞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엄마가 되자..

- '잠깐 멈추기'나 '울리기'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믿기 위해선, 우선 어린 아기조차 뭔가를 배울 수 있고 좌절에 대처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걸 신뢰해야 한다. (081)

- 매번 아기의 요구에 응해주고 Non이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으면 아기의 인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밀고 넘어서야할 장벽, 자신에게 주어지는 기대라는 장벽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081)

- 어른은 아이를 위해 만든 컵케이크를 입에도 대지 않는다. 성인이 먹어야할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 스스로가 기다림의 모범이 되는 것. 이것이 프랑스 부모들이 자녀에게 기다리는 법을 가르치는 하나의 방법이다. (098)

-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좌절을 주는 것이다 (프랑스 심리학자 디디에 플뢰), 아이를 놀지 못하게 하거나 안아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취향, 리듬, 개성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모두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104)

- 교육은 단호한 카드르이고 그 안에 자유가 있다. (120)

- 아이에게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되 아이에게 세상을 설명해 주어야 한다. 세상에는 많은 제한이 따르므로 아이 스스로 그것을 합리적으로 흡수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수아 돌토) (129)

- 프랑스 정부가 육아를 제공하고 보조함으로써 프랑스 엄마들의 삶은 확실히 편안해 졌다. 그런 여유있는 삶을 만드는 주체는 프랑스 엄마들 자신이었다. (181)

- 아이 스스로 헤메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혼자, 안전하게, 놔두라. 왜 엄마가 모든 것을 해야 하는가? 아이가 설령 아침에 혼자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느라 시간을 다 써버려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데 꽤나 흡족해 한다. 스웨터를 거꾸로 입거나 바짓가랑이가 서로 꼬여 있거나 동네 골목을 휘젓고 다녀도 무척 행복하다. (183)

- 겉으로 보면 프랑스 엄마들은 눈높이가 높다. 엄마이면서 동시에 섹시해야 하고 성공해야 하며 매일 저녁 집에서 요리한 음식을 내놔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죄책감을 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185)

- 자기 욕구에 제압당했는데 그걸 스스로 멈출 줄을 모를 때, 바로 떼쓰기가 나온다. 단호한 '안 돼'가 필요하다 (291)

-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뭔가 할 말이 있을 때 잘 들어준다. 하지만 아이라고 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거나 상대방을 계속 붙들어 놓을 순 없다. 말이 장황해지면 가족이 말을 끊는다. 그래서 아이는 말하기 전에 자기 생각을 잘 가다듬는 습관을 들인다. 아이들은 빨리. 그리고 흥미롭게 말하는 법을 배운다. (310)

 

그리고 몇가지 실천해 봄직한 것들

- 아이에게 착하게 굴어라 보다는 현명해라! 라고 말한다. (올바로 판단력을 발휘하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존중하라!, 너는 그렇게 할 수 있다)

- 아이의 돌연한 요구, 변덕에 (대부분) 굴복하지 않는다. 아이를 안아주거나 눈을 맞추는 등 친근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안된다고 말한다.

- 많은 시간을 들여 아이와 어떤 일은 허용되고 어떤 일은 안되는가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카드르를 만들어 간다. 때리지 마 보다는 너는 때릴 권리가 없어. 네 행동에 나는 동의하지 않아.라고 말한다.

- 안되는 것을 말할때는 표정은 냉정하게 목소리는 단호하되 중립적으로 말한다.

- 진심으로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되, 거기 굴복하지 않는다.

- 위기의 순간에는 결정은 내가 한다고 선언하며 모두에게 내가 대장임을 상기시킨다.

 

아내로써 나의 사고방식과 일치하는 면도 있다. 정말 나의 사고방식과 100% 싱크ㅎ. - 프랑스 여자들은 50:50 평등을 지향하진 않는다. 자기 배우자의 실수를 얘기 하면서, 그가 얼마나 사랑스럽게 서투른지 비웃는 투로 말한다. "크게 신경쓰지 말아요. 남자들은 그냥 능력이 안되는 거예요. 우리가 훨씬 우월해요!" 이런 접근 방식은 긍정적 순환을 만들어 낸다. 아내는 남편의 단점이나 실수를 꼬집어 잔소리를 퍼붓지 않는다. 남자들은 기가 꺾이지 않는다. 집안일의 세부사항을 '너그러운' 아내의 관리와 명령에 따라 수행하고 아내의 업적을 칭송한다. 칭찬의 선순환은 힘든 상황을 한결 헤쳐 나가기 쉽게 만들어 준다. (240-241)

그렇지만 나는 내가 남편의 서투름에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사실 확신이 없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와 비슷한 여자들이 있다는 것에 약간 안도감을 느끼긴 했지만 그것이 상황을 바꾸진 않는다. 자신은 '나'의 지도하에 모든것을 잘 하고 있다고 믿는 그에게 뭔가 다른 지시를 내려줘야 할까? 그럼 그 지시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온 균형이 깨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새로운 지시를 내려야할 때인것 같기도 하다. 방법이 너무 거칠지 않게.. 조심스럽게 진행해 봐야겠다.

 

-Bring up Bebe (2012) Pamela Druckerman

 

 

 

After reading

- 프랑수아 돌토, 아동기의 주요단계 Major Stages of Childhood

- 루소, 에밀 혹은 교육에 관하여 Emile or On Education

 

Posted by April Mom
마음 공부/엄마 되기2014. 1. 31. 23:45

고래 중에서도 유난히 모성이 강하다는 귀신고래는 (Gray whale)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정성껏 젖을 먹여 새끼를 키웁니다.

남쪽 바다에는 귀신고래가 먹을 것이 없어서 

거의 굶은 상태라 어미는 아기를 키우는 동안 몸무게가 3분의 1이상 줄어듭니다.

그래도 따뜻한 남쪽 바다로 내려오는 이유는

지방이 거의 없이 태어나는 아기 고래에게 북쪽 바다는 너무 춥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키운 아기가 커서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에는

먹이가 풍부한 북쪽 바다에 도착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미는 아직 미성숙한 아기를 데리고 

신선하고 맛있는 먹이가 풍부한 북쪽 바다, 베링해를 향해

어미는 두 달여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기는 제대로 숨쉬는 법을 몰라,

어미가 밑에서 받쳐 올려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둘이서 지구 반바퀴를 도는 여정을 함께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한 힘든 여정의 마지막 관문 유니맥 패스,

알류산 열도 동쪽 끝에 위치한 7킬로미터짜리 해협에는 

매년 수만마리의 고래들이 아기 고래를 데리고 모여듭니다.

그렇지만 이 길목을 통과하여 늦은 봄 북쪽바다의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는 

고래 모자는 50 퍼센트밖에 안된다지요.

범 고래들이 길목을 지키고, 

연약한 아기고래를 사냥하기 때문이래요.


범고래들은 오랜 여행에 지친 귀신 고래 어미를 

아기 고래로부터 떼어놓고, 

아직 제힘으로 수면위로 올라 숨쉬기가 어려운 아기 고래를 

위에서 눌러 질식시키는 방법을 씁니다. 

아.. 이런 나쁜 놈들이.. 있나.

불끈~ 주먹을 쥐여보지만 이내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범고래에게도 먹여살려야 할 아기 범고래가 있고,

범고래가 먹다 남긴 고기는 

알류산 열도에서 살아가는 불곰이나 바닷새들의 일용할 양식이 된다고 하니까요.


그렇지만 아기 고래가 사나운 범고래 일당에게 포위당하여 죽어가는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듭니다.

아.. 약육강식의 세계, Mother Nature는 이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세계인걸까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멀리서 구원의 손길이 날아듭니다.

혹등 고래(Humpback Whale)가 손쌀같이 달려와 

큰 꼬리와 지느러미를 흔들며 범고래들을 쫓아냅니다.

아~ 탄성이 절로 납니다. 



자기 새끼도 아니고 심지어 같은 혹등고래도 아닌데,

혹등고래들은 이렇게 귀신고래 새끼를 구해줍니다.

이유는 아무도 몰라요,

혹등고래에게는 인간과 같은 "공감" 능력이 있다고, 추측할뿐,


2013년 추석 연휴 첫날밤 

우연히 보게된 다큐멘터리가 긴 여운을 남깁니다.

War of Whales - ORCA Attack!

NHK Documentary

http://www.ebs.co.kr/replay/show?prodId=349&lectId=10150590

 

 

***

이 다큐멘터리를 처음보고 포스팅을 쓰던 때는 아가의 백일 즈음

아기 고래를 위한 엄마의 희생이 눈물겹게만 느껴졌습니다.

9개월차에 들어선 요즘은 엄마의 희생은 Mother Nature의 프로그래밍의 결과일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네.. 요즘 육아가 조금 힘든 참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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